아빠가 되기 전에, 부모가 되기 전에는 아이들에게 특별하게 신경 쓰지 않아도, 별문제 없이 알아서 잘 자라겠거니 막연하게 생각만 했었다.
아주 신경을 안 쓴 건 아니지만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주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보거나 발달검사를 통해 볼 때, 평균 이상의 발달과정을 보여주였다.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이 평균이라는 함정에 상처받는 부모도 있었다.
처제네 아이가 우리 둘째와 같은 달에 태어났는데, 대체적으로 발달이 좀 느리다. 특히 그중에서도 언어 발달이 느려서 아직까지 말할 수 있는 단어가 10개 내외정도 되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언어치료를 여러 군대 다니고 있고, 몇 개월이 지나 어느 정도 발달 지연이 개선되었겠거니,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언어 치료 관련 책들을 찾아보던 중 책 제목, 책 소개, 목차에서 흥미를 유발하는 책을 발견하였다.
서유리라는 저자는 12년 경력의 초등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아이 앞에서는 한 명의 초보 엄마일 뿐이었다고 말한다.
30개월이 넘어가도록 언어발달이 느린 첫째 아들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어 읽기도 쉬울 것 같았고, 동병상련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목차
- 추천사 ㆍ 세상의 모든 부모와 아이들을 응원하며
Prologue ㆍ ‘평균’이라는 덫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다
Chapter 1. 언어치료를 받아야 할까?
기다리면 된다는 거짓말
기출 위주 공부의 결과
다람쥐형 아이를 키운다는 건
예상 문제 집중 풀이반 개강 및 폐강
언어치료가 필요할까?
아이 언어 일기 쓰기
TIP ㆍ 아이의 말이 늦어도 엄마는 수다쟁이가 되어주세요
Chapter 2. 장난감으로 언어능력을 키우자!
만능 블록 놀이
역할 놀이를 해봐요
구급차 출동!
한글가방 이용하기
TIP ㆍ 엄마표 언어 자극 놀이
Chapter 3. 책과 함께 자라나는 어휘력
추피가 머머져떠여
토끼처럼 뛰어왔어
토끼와 생쥐와 배고픈 곰
전집이 좋은 이유
어떻게 읽어줘야 할까?
TIP ㆍ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방법
Chapter 4. 영상은 무조건 안 되는 걸까?
영상을 보여주는 나쁜 엄마
흥이 많은 아이를 위한 언어 자극
신데렐라와 인어공주
부정어 출현
무발화 아이가 수다쟁이가 되기까지0
TIP ㆍ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던 영상
Chapter 5. 아이에게는 변화가 필요하다
엄마 말투의 변화
야매 구강 운동
아이와 단둘이 시간 보내기
내일 한글 선생님 오셔
엄마의 의도적 개입
엄마 거짓말, 자동차 많이!
어린이집 방학과 휴가
나는 택배 아저씨야
TIP ㆍ 발달에 맞는 자극을 주세요
Chapter 6. 꿈이의 일상
친구야, 지금 몇 시니?
이거 뭐야?
엘리베이터 놀이
동생 기저귀, 형님 기저귀 가져와요
함께 설거지를 해봐요
울면 안 돼!
엄마의 말은 꿈이를 타고
마푸개시가 뭐야?
아이의 입을 막는 생활 패턴
TIP ㆍ 함께 나눌 수 있는 일상
Epilogue ㆍ 어쩌다 성공한 엄마표 언어치료
부록 ㆍ 꿈이와 행복이 언어 성장 관찰 일기
저자는 12년 경력의 초등교사라는 아이를 잘 키울 것 같은 직업을 가졌지만, 아이의 말이 늦다는 사실 앞에서는 한 아이의 엄마일 뿐이었다.
아이의 현재 발달 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언어자극의 가장 기본이다.
아이는 소소하지만 지속되는 엄마의 언어자극과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엄마의 태도 안에서 성장한다.
아무리 유능한 언어치료사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 부모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 점에서 언어자극이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즉, '내 아이 맞춤형 언어 자극'
" 아이의 말이 늦어도 엄마는 수다쟁이가 되어주세요." - 서유리
블록 놀이를 할 때 주의할 점: 활동 내내 엄마 입이 쉬지 않아야 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는 주인공처럼 쉴 새 없이 혼잣말을 해야 한다.
역할놀이를 위한 장난감 중에서 '주방놀이' 장난감은 언어 발달을 위해 탁월한 아이템이다.
아이의 발음이 명확하지 않을 땐 한 번 더 되물어주거나, 안들린다고 말해야 한다. 또한 가끔 구급차를 출동시키는 등 극적인 상황도 연출시켜 줘야 한다.
한두 번밖에 안 읽어준 책들의 제목도 줄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아이가 잘 듣는지, 잘 보는지 의심하지 말고 열심히 책을 읽어줘야 한다.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책을 읽혀야 하는데, 아이가 책을 읽는 것 자체에 흥미를 갖기 위해서는 잘 차려진 뷔페, 즉 전집이 필요하다.
책들을 아이의 눈에 잘 띄도록, 책에 관심이 가도록 책 읽을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전집이 아무리 '건질 책이 몇권 없는 끼워 팔기'로 비난받는다고 한들 그 몇 권으로 인해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책을 읽어주며 아이의 표정을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소매를 걷어붙이며'라는 문장이 나올 땐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는 동작을, '토끼가 버둥거렸어요.'라는 문장에서는 직접 아기를 붙들고 버둥거리는 동작을 해줘야 아이가 온전히 그 어휘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아이에게 맞는 책 고르는 방법
1) 박람회보다 어린이서점 가기
2) 지역 맘카페 이용하기
3) 어린이 도서관 가기
4) 지인들과 공동육아
아이가 말이 늦는다고 안듣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아이들은 표현이 늦을 뿐이지 24시간 내내 세상 모든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표 언어치료'를 주제로 책을 쓰긴 했지만, 아이의 언어가 늦다고 생각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문가와의 상담이다.
언어치료에도 홈 티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역 내 선생님을 검색하던 중 '언어 치료 실습 제도'를 알게 되었다.
아이에게 의학적인 문제가 없음이 확인되었다면, 이제 이 책을 덮고 당장 아이에게 무슨 말이라도 하길 바란다.
저자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 모두가 엄마, 아빠 즉 부모역할이 처음이다. 초보 엄마 아빠로서 육아를 한다는 것이 누구나 쉽지 않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자극적이고, 기계적인 것에 노출이 많이 되고, 영양 과잉 등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름 육아서를 몇권 읽어보기도 하고 와이프로부터 육아 관련 지식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저자가 아이를 키워왔던 과정에서 문제점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과정들은 대단해 보였다.
전문적인 육아지식에 치중된 책이라기보단, 이 저자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육아를 해왔고,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했으며, 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이러이러한 방법들은 실천해 왔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정서, 언어, 사회성 발달을 위해 기본적으로 말을 많이 해주고, 감정표현을 많이 해주고, 아낌없는 내리 사랑을 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 한 줄 서평: 전문적인 언어치료지식보다는 에세이같이 한 아이의 엄마가 어떤 배경에서 어떤 문제점을 안고 그 문제점을 어떻게 타개해 나갔는지 공감하고 동병상련할 수 있는 책.
* 이 책에서 얻어갈 한 가지: 아이 언어 발달을 위해서 적극적인 역할놀이를 해주고, 끊임없는 수다쟁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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