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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일상 & 일기

25. 1. 30. 세배는 너무 부끄러워.

by 옹랑구미 2025.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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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와이프 친정에서 다음날 조카 생일이라 하룻밤 자기로 했다.

어제 낮에 어머님이 제사지내러 갔다가 우리집에 들러서 다 같이 세배를 하는데 첫째가 부끄럽다면서 계속 피해서 결국 세베를 못하고 세뱃돈도 못받고 둘째만 받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와이프친정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서 처제랑 조카가 왔을 때 다시 세배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 조카도 왔으니 다시 세배해보자고 시키니까 눈물까지 보이면서 엉엉 울면서 부끄럽다고 하는게 아닌가...

주목받는 게 부끄러운건지, 멍석이 깔려서 부끄러운건지,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안해본 절을 하려고 하니까 부끄러운건지...

내가 엉엉 우는 첫째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서 좀 진정시키고 차근차근 이유를 물어봤다.

첫째는 세배하는 게 부쓰러워서 못하겠다고 한다.
세배하는 게 왜 부끄럽냐고 물어보니 계속 부끄럽다고만 한다.
그래서 내가 용기내서 해 볼까? 엄마, 아빠도 첫째만할큼 어릴 때 할머니,할아버지 친척, 이웃 어른들한테까지 다 엎드려서 절하면서 세배 했었어 라고 설명하면서 용기내보자고 했다.

또 같이 하자고 하면서 용기를 내보겠다고 해서 같이 방에서 나가서 거실로 가는데 또 울면서 주저앉았다.

그렇게 방에 들어왔다가 용기낸다면서 나갔다가 울기를 세번 반복...

그렇게 다시 방에 들어와서 이제는 그냥 포기하고 세배를 할지 말지 얘기를 해보았다.

너무 부끄러우면 그냥 세배 안할래? 안해도 괜찮아. 라고 얘기하니까 또 한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용기내서 할 수 있을까 물어보는데, 그때 옆에서 둘째가 첫째한테 배운 여자가 절하는 자세 하면서 세배 보여주는데, 첫째가 여자자세를 다시 알려주면서 " 그게 아니라 손을 어깨 높이만큼 올린다음에 손 끝을 가운데로 붙이고 이렇게 하는거야" 라며 다시 알려주고는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며 남자는 이렇게 한다며 장난식으로 침대에 철푸덕했다가, 제대로 했다가 하면서 하길래

잘 하네~ 하면서 세배 연습 좀 하고 세배하러 갈래? 하니까 알겠다면서

침대 위에서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한 열번정도 연습을 하고 난 뒤에야 용기내서 거실로 나가서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이모부, 삼촌에게 좀 제대로 세배에 성공했다.

진짜... 울고불고하는 거 어르고 달래면서 세배시키느라 애먹었다..

세배가 왜 그렇게 부끄러운지...ㄷㄷ

이것도 기질인건지...

엄마아빠가 좀 나서거나, 좀 주목받거나, 좀 집중받는 걸 잘 못해서... 부끄럼 많은 개 유전인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럼 이거를 그냥 기질로 둬야 할지... 아니면 엄마아빠부터 좀 바뀌는 모습을 바뀐 척이라도 해서 좀 먼저 보여줘야 할지...고민이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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