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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일상 & 일기

24. 9. 18. 추석연휴 마지막 날 둘째 팔빠짐, 자아성찰

by 옹랑구미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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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 원래 근무지만 휴가를 쓰고 아이들과 함께 했다.

 

오전에 여유있게 일어나서 여유부리며 집콕하며 놀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거실에서 놀면서 좀 격하게 놀아줬다.

 

강강술래를 하듯이 첫째와 둘째 손을 양 손에 붙잡고 셋이서 빙글빙글 도는데, 내가 장난기가 발동해 좀 세게 돌렸다.

 

그래서 첫째 둘째가 공중에 붕 뜨는 지경이 되었는데, 그 때 둘째 팔에서 갑자기 '뚝!' 소리가 났다.

 

급하게 빙글빙글 돌던 걸 멈추고 둘째 상태를 살폈는데, 둘째가 팔꿈치쪽이 아프다고 한다...

 

ㄷㄷ...

 

그래서 팔을 들어보라니까 들지도 않고 계속 팔을 자기 몸쪽에 붙이고 아프다고만 한다..ㄷㄷ

 

오빠가 장난으로 간지럽혀도 오른팔로만 계속 휘저으며 막고, 왼팔은 계속 가만히 있었다...ㄷㄷ

 

이거 큰일 났다 싶어 추석 연휴에 문을 여는 정형외과가 있는지, 아니면 응급실을 가야 하나 걱정이 됐다.

 

그렇게 폭풍 검색을 해서 딱 오전 11시까지 문을 연 곳이 있어서 바로 챙겨서 부리나케 달려갔다.

 

시설이 아주 오래된 듯 하고, 가구들도 오래된 나무 가구들에, 정수기는 빛바랬고, 전원 코드는 뽑혀 있었다.

 

진료 접수를 하고 첫째가 목이 마르다고 해서 정수기 물을 받았는데, 카운터 보는 아줌마가 그 물 말고 자기가 먹는 물 있는데, 이거를 마시라면서 삼다수 병 2리터 짜리 새것을 까서 종이컵에 따라 주었다.

 

이 때 부터 굉장히 찜찜했다.

 

그리고는 둘째 팔 상태를 보러 진료실에 들어갔다.

 

의사는 60대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의사인데, 팔 빠졌다면서 팔꿈치 부분을 잡고 어떻게 접어서 금방 끼웠다.

 

그런데 둘째가 잘 끼워졌는지 아닌지 팔을 움직여봐야 하는데, 안움직이고 있으니까 의사가 계속 팔을 움직여보라면서 아니면 다시 팔 아프게 한다라며 인상쓰게 하는 농담을 하는게 아닌가...

 

그리고 진료가 끝나서 진료비 2만원을 결제했는데, 1만원 이상이면 실비보험 청구가 된다고 해서 진료영수증과 진료 세부내역서를 받으러 다시 병원에 들렀다.

 

그런데 서류들을 떼주면서 아줌마가 900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게 아닌가?

 

이건 왜 돌려주냐고 하니까 영수증에 19,100원 나왔는데 2만원 결제해서 900원을 돌려준단다... ㅡ .ㅡ.;;...

 

실수인지 고의인지...

 

그럼 900원은 그냥 환자 몰래 꿀꺽하겠다는 건지...

 

이런 식으로 손님 몇명을 상대로 꿀꺽한건지...... 

 

고의라면 이건 뭐 거의 사기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이가 없는 상태였지만 밖에 와이프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관계로 얼른 차에 갔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할 수록 어이가 없고, 이거는 보통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자꾸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짜증과 화가 밀려왔다.

 

'아.. 왜 그때 바로 말을 안하고 그냥 왔을 까..'

'아 그때 왜 요목조목 따지지 못해 이렇게 화가 날까..'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때는 그렇게 똑 부러지게 말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며 이제는 이 험난한 세상에 내가 아닌 건 아니라고 똑부러지게 말하지 못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평소에서 불의를 보면 거의 나서지 않는 성격에다가, 저런 컴플레인 같은 것도 잘 얘기하지 못하는 성격이긴 한데, 그런 내 자신이 불만족스럽고 좀 짜증이 났다.

 

그런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으면서 기분도 울적해지고, 이 상태가 아이들에게 와이프에게까지 미치기 시작했다.

 

와이프는 이런 내 모습에 내의 어릴적 경험이나, 내 내면에 과거 내가 어떤 면에서 온전히 수용받지 못한 모습이 있어서 그 모습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무의식중에 어떤 트리거를 계기로 튀어나와 지금 내 상태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생각해 볼 때 딱히 어릴 때 충격받거나, 수용받지 못했던 경험은 없는 것 같은데, 자좀감에 상당한 상처를 받은 적이 생각 났다.

 

어릴 적 초등학교 3학년 쯤에 체육대회인지 인간 징검다리를 하는데, 내가 우연히 위에 걸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고, 경기가 시작되었는데, 나의 부진한 실력때문에 패배를 했었다.

 

그리고 그때 동급생 친구들에게 비난과 질타를 받았고, 나는 운동장 한 켠 느티나무 밑 밴치에 혼자 앉아 슬픈 마음에 한동안 덩그러니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그 기억이 조금 과장이 되거나, 왜곡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그런 장면들이 떠오르고 또 전지적 작가시점처럼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러한 마음상태, 기분상태를 계속 가져가지 않기 위해 지금 내 상태를 글로 적어보고, 이를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해소시키면 좋을지 글로 쭉 적어보았다.

 

1. 정형외과 현장에서 요목조목 따졌다면?
2. 900원을 돌려준 거에 대해 마지막 양심이라도 있어서 그런것인가? 아니면, 진료영수증에 금액 나오니까 어차피 걸릴 거 그냥 거슬러 준건가.
3. 내가 그 상황에 너무 화도 안내고 그냥 와서 나중에 화가 나는 건가, 내가 그러지 못한 나에 대해 화가 나는가.
4. 나는 매번 그런 상황에 어물쩡 넘어간 다음 나중에 그때 말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화가 나는거 같은데.
5.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6. 아. 다음부턴 이런 상황에는 따지는 것이 안따지는 것 보나 낫겠구나, 적어도 나한테는?
7. 이 상황을 초 긍정적인 생각으로, 원영적 사고로 바꿀 수 있을까?
8. 이런 양아치같은 병원도 있구나, 이런 병원이랑 실랑이하고 신경쓰고 후회하는 시간이 아까우니 그냥 잊어버리고 지나가는 게 나은가?

 

그리고 내린 결론.

 

나는 나만의 모습이 있다.

누구나 그렇듯 나에게도 장점도 있고 단점이 있다.

그 단점마저도 내것이고 나이다.

나의 그런 단점을 바꾸지 못해, 단점만 바라보고 고군분투한다면 남은 내 인생이 너무 안타까울 것 같다.

나의 장점을 더 살리고 부각시켜보자.

나의 단점도 포용할 수 있는 내가 되자.

 

그래, 나에게는 그런 게 단점일 수 있지만, 다른 장점도 많은 나다.

 

나의 장점을 더 아껴주고, 가꿔주자.

 

그리고 팔을 고친 둘째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ㅎㅎ;;

 

한동안은 좀 조심해서 놀아줘야 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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